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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10선비 2025. 10. 8. 01:54

내 인생은 언제나 회피의 연속이었다.
싸움이 싫어서,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갖가지 이유를 들어
회피하고 또 회피했다.

그게 가장 쉬운 일이었고
가장 편한 방법이었고
나를 지키는 방법이자
생존 방식이었다.

그렇게 난 또 회피이자
내 안의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굴 속으로 파고 들면 들수록
나를 바닥 끝으로 몰아 세웠다.

남을 탓하는 것보단
나를 괴롭히는 게 보다 쉬웠으며
내 타고난 기질 상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다 내가 문제가 있어서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탓을 했다.
자기 혐오로까지 빠지진 않았으나
그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생각의 꼬리를 물었다.

그러면서 인간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딱히 필요치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에 잠겨갔다.

나는 여전히 그대로 혹은 뒷걸음치고 있었고
남들은 앞으로 쭉쭉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연애라는 것도
친구라는 것도
하물며 가족이라는 것까지도
의미없다고 여겨지기 시작했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진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내가 없어져도 딱히 신경쓸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은 해 봤다.

삶의 의미도,
어떤 거창한 계획이나 목표도,
서서히 사그라지며 부질없게 느껴졌다.

생각하는 대로 살기보다
사는 대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조차도 생각하기 싫어서
어떤 관념도 떠오르지 않게
드라마나 유튜브, 게임에 빠졌다.

그렇게 난 아파하기 시작했고
정작 난 그 아픔을 몰랐거나
혹은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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