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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있는글, 쓰기 by_Seb.
우밍아웃6 본문
가족에 관한 단상1
우리 가족은 소통이 없었다.
정작 중요한 얘기는 하지 않고,
각자의 마음은 벽처럼 닫혀 있었다.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누구도 먼저 나서서 이야기하지 않았다.
생일이 와도 축하의 말 대신
그저 밥상 위에 평소보다
반찬이 하나 더 올라오는 게 전부였다.
“사랑해.”
“예쁘다.”
그런 말은 오그라든다며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은 쉽게 내뱉으면서도,
좋은 말은 삼켜 넘겼다.
감정은 조용히 눌러 담았고,
침묵이 익숙한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고 하지 않는가.
무뚝뚝한 부모 밑에서 자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조차 표현이 서툴렀다.
어머니는 극도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분이었다.
아버지는 가족에게 무심했고,
특유의 툭툭 던지는 말투는
가족 구성원의 신경을 건드리곤 했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나와 여동생이
무뚝뚝해진 건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어머니가 시대에 앞선
사고를 지닌 분이셨다는 것이다.
신여성다운 기개와 깨어 있는 사고로
아버지의 가부장적인 공기 속에서
우리를 지켜주셨다.
그녀의 행동과 언어에는 다정함이 배어 있었다.
그것이 우리가 삐뚤어져 나가지 않게
붙잡아 둔 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