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에 관해 궁금해하는 한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그 친구가 진지하게 내게 물었다.
'"대체 사람들은 왜 'ㅎㅎ'하고 웃는 거야?"
"글쎄-"
뜬금없는 질문에 그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해졌다.
나도 회사 생활을 하던 시기에
사내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ㅎㅎ'를 종종 쓰곤 했다.
멋쩍은 웃음,
혹은
'ㅋㅋ'를 쓸 정도로 정말 웃긴 건 아니지만
무언가 반응을 해줘야 할 때,
그리고 그 상대가 대부분 남자 상사나 선배인 경우에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남녀 가리지 않고
'ㅎㅎ'를 쓰는 사람들은 많다.
그리고 그 웃음을 짓는 주체는
대부분 30대가 꺾여가는 내 또래이거나,
나보다 윗 세대의 사람들
혹은 중성적인 매력의 여성(?)들이었다.
물론 이조차도 내 개인적인 추측과
나의 한정적인 관계에서의 결론이기에
또 다른 표본을 아신다면
알려주시길-
'ㅎㅎ'를 쓰는 사람들은
'ㅋㅋ'를 쓰는 사람들을
가볍게 바라볼까?
'ㅋㅋ'를 쓰는 내 입장에서는
'ㅎㅎ'를 쓰는 사람들이
가벼워 보이는 데 말이다.
그치만 사람들이 그 웃음을 짓는다 하여
그들의 생각이 얕다거나
사람 자체의 경중을 판단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ㅎㅎ'를 쓰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무언가 변태적인 이미지가 불현듯 그려지거나
비열한 웃음을 짓고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해 보곤 한다.
'ㅋ'은 파열음이면서 조음위치에서 연구개음
'ㅎ'은 마찰음이면서 조음위치에서 후음
'ㅎㅎ'를 쓰는 사람들은
'ㅋㅋ'의 발음 상의 뚝뚝 끊김이 싫어서,
그보다는 좀 더 발음하기 쉬운 'ㅎㅎ'를 쓰는 걸까.
정답은 모르겠다.
한글은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깊게 파고들면 어렵다.
'ㅋ'를 부른 장기하 님은
'ㅎ'의 비밀을 알지 않을까.
밤이 깊어가는 이 새벽에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